다른 건 다 둘째치고 이 부분에서 웃지 않을 수 없네요.
교육에 관한 수많은 이견, 수많은 방법론 등이 제시되곤 있지만
그 4%가 들어간다는 SKY에 초등학교 때부터 가능성 순위 4%에 해당하는 부모들만 SKY 도전하는 건 아닙니다.
답글 중 노력의 중요성을 설파하시는 글들이 거기에 해당한다고 보이구요.
(이견이 많을 수도 있겠지만요. 노력이 재능 못 이깁니다. 다만 성과를 내느냐 내지 못 하느냐의 차이는 있지요.)
초등학교 1학년 시작부터 고3 입시 끝날 때까지 12년 동안 얼마나 많은 부모와 아이들이 성적 올리기에 매달리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선별되어 떨어져 나가는지...
그리고 그 과정을 겪게 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교육인가... 하는 것을 묻고 싶습니다.
SKY에 넣는 것은 성공한 교육인가?
넣지 못한 것은 실패한 교육인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 과거를 살풋 공개하겠습니다.
수학적 재능이라는 것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고백하자면,
전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 끝날 때까지 수학 문제집을, 그 쉬운 교과서와 그 유명한 정석도 처음부터 끝까지 풀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수능 수리영역 1등급에서 벗어나 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물론 만점만 맞고 산 건 아닙니다. 수학을 싫어했고 안 했거든요. 걍 아는 문제만 풀었어요.
풀 수 없는 문제를 풀고자 노력한 적이 없다는 뜻이지요.
그래도 학교 숙제는 잘 해 갔구요. 학원은 다닌 적이 없네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4%의 재능이라는 측면입니다. 싫어하고 안 하지만 4%에 해당한다는 것이죠. 웃긴 일이지만.
그리고... 그래서 넌 대학 어디갔니? 물어 보실 분이 있겠습니다만, 입시는 실패했습니다. 저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고, 세간의 눈으로도 그렇게 평가하겠지요. 3년 내내 저보다 수능 점수 낮았던 애들 여럿은 S대학 진학 성공했습니다. 비결은... 아래 말씀드릴게요.
일단 제가 좋은 '수학적 재능'을 갖고도 SKY에 '안' 간 이유는요.
잘 할 거라고 맹목적으로 믿고 기대하셨던 부모님에 대한 반항심리였습니다. ㅋㅋㅋ (당근 내신 낮았습니다.)
고1 땐 일부러 공부 안 하고 중간고사 무조건 찍기까지 해 봤네요. ^^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요.
적어도 현명한 교육이라는 것은, 순수한 선의에서 자식이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좋은 대학을 희망하시는 거라면
아이의 정서적인 밑바탕이 되어 주셔야 한다는 거에요.
아이의 기분에 공감하고,
사회와, 인생과, 가능성에 대하여 항상 마음을 열어 두시고 대화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 선에서만 밀어주시면, 아이들은 알아서 높은 꿈을 향해 나갑니다.
SKY가 가장 높은 곳에 있으면,
그 꿈을 꾸지요.
더 높은 곳에 아이비라든지 뭐 하여간에 있으면,
거기도 바라봅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감정을 무시하시고, 참으라 강요하시고, 대화도 어른의 입장에서 주도적으로 끝내시면서
한 발 앞서 끌고 나가시면...
언젠간 배신 당하십니다.
입시엔 성공할지 모르더라도, 인생의 어느 때에선가 배신 당하실 거에요.
서울대 나와도, 박사 따도, 정교수 자리 못 따서 시간강사로 연명하는 비정규직 부지기숩니다.
(비관자살 하는 사람도 많잖습니까.)
입시 실패한 아이들, 정규직 못 된 아이들,
그 수많은 중생들을 다 인생 낙오자 취급하실 건가요?
(낙오자 취급 안 하신다고 하셔도... 필사적으로 입시에 매달리는 아이들의 심리 저변에는,
여기서 떨어지면 난 끝이다... 하는 성적 컴플렉스, 학벌 컴플렉스가 깔려 있습니다.)
정말 현명한 '입시' 교육을 원하신다면, 뭐, 트레이닝 내용은 어떻게 짜셔도 상관은 없겠습니다만,
무엇(성적, SKY 등등)을 원한다. 잘 하리라 믿는다.
라는 거 내색하지 마세요.
정 입시교육 시키고 싶으시면 기대치 절대 내색하지 마시고 득도한 웃음으로 손바닥 위에서 춤추게 하세요.
제가 위에 쓴 S대학 간 아이들 특징은요.
뭐 소외 지역이라 다들 학원은 안 다녔구요.
(학원이 아이를 키우는 게 아니라 잘 하는 아이들이 학원을 키워준다는 이야기도 있지요.)
집에서는 본 적이 없으니까 모르지만, 부모님 이야기가 나왔을 때 눈에 사감이 들어가거나 인상쓰거나 하지 않더군요. 가족 얘기도 굉장히 즐겁게 하구요. 그게 되게 부러웠어요. ^^;;
전 도피하듯 결혼하고 애 낳고 나서야 부모님을, 조금은 용서하게 되었거든요.
왜냐면 애들 할아버지 할머니니까...
에휴... 꽤 중요한 내용인데 몇 분이나 읽을지... 뒷북이라... ^^;;
집에서 아이 이름 한 번 불러 보세요.
아이가 뒤돌아 보는 눈길에 '또 왜 그러나' 싶은 어두움이 보이신다던가 아이가 눈 마주치기를 회피하면,
오늘부터 '너 왜 그러니'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엄마는 네 말 무조건 재미있게 듣고 참견하지 않을게'의 자세로 대화 시작하셔야 할 거에요. 안 그러면... 사춘기 때 절대 바로 잡지 못합니다. 스스로 철이 들거나 부모가 되어야 조금은 이해해 주려나... 그리고 또 똑같은 부모가 될 확률도 높지요.
아이들은 부모의 재능도 닮지만, 방법도 닮거든요. 자신이 다뤄진 방식...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그걸 극복하려면 방황의 시간이 부지기수로 들어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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