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장편소설 <하얼빈>
1장은 일본 제국의 메이지 천황과 황태자 이은, 그리고 이토 히로부미를 등장시켜 시대상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 전개도 안중근만을 이야기하지 않고, 제국주의로 상징되는 이토 히로부미와
생명, 젊음, 순수한 열정으로 표현되는 안중근의 대립으로 소설이 전개됩니다.
김훈 작가는 늘어뜨린 문장이나 형이상학적인 표현을 거의 쓰지 않고 매우 일상적인 단어들과
단문 형식의 문장만 사용하는 걸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단순한 문장만으로
형용의 정수를 보여 준다는 점. 어휘를 쓰는 것 만큼이나 어휘를 아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줘 묘사하지 않음으로써 더 정확하게 묘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또한 등장인물의 성격을 절대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는 걸로도 유명합니다. 직접적으로 착하다, 나쁘다, 따뜻하다, 냉철하다, 교활하다, 정직하다고 하지 않고, 오로지 인물의 외양과 행동, 말투만을 묘사해서 독자로 하여금 인물의 성격을 파악하도록 합니다.
제가 처음 접한 김훈의 작품은 <칼의 노래>입니다. 그후 에세이집과 <남한산성>도 읽어보긴 했지만 그의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땐 그의 문장표현이 퍽이나 낯설고 어려워 책이 잘 읽히지 않았더랬습니다. <남한산성>을 읽을때쯤 익숙해 진 듯 합니다.
<칼의 노래> 첫 문장으로 유명한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버려진 섬마다 꽃은 피었다
꽃이 와 꽃은 조사 하나의 선택을 두고 한나절을 고민하고 담배한갑을 태웠다는 일화가 있을만큼 단어하나 조사하나를 고심하고 또 고심하는 작가입니다.
한국어를 다루는 능력에서 만큼은 그 누구와도 차원을 달리하는 수준으로 이어령 박사로부터 어휘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하는 김훈 작가.
첫 번째 미션은 그러한 작가의 <하얼빈>작품을 그가 사용한 어휘들과 인물묘사, 단문형식의 문장들을 꼭꼭 씹어서 읽어보는 걸로 하겠습니다.
어찌 보면 건조해 보이는 단문형식의 문장들이 어떻게 다가오시는지, 저자가 묘사하는 이토 히로부미와 안중근은 어떤 인물로 느껴지는지.
이토와 안중근에 대한 우리의 배경지식이나 선입견이 없다는 전제로 읽어보고 그 느낌을 적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