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어느새 내년이면 중학생이 됩니다.
여자아이인데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내내 '과학'분야에 가장 관심을 보이더니, 4학년 무렵부터는 '수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어요.
저는 과학 분야에는 그닥 관심있어하지 않았던 것 같고, 특별히 아이에게 넌 커서 뭐가 되라고 한적도 없는 걸 보면,
스스로 흥미와 재미를 갖는 분야가 적성이거니 합니다만......
하지만, 아이가 가진 꿈 - 반드시 수의사가 아니더라도 동물, 식물에 관심도 많고 좋아하니, 관련된 분야면 되겠지요 - 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이과', '자연계'라는 통로를 거치지 않으면 안되는데, 수학을 그리 잘 하는 편은 아닌 듯 해서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여기 쑥쑥맘 들처럼, 저도 가능한 휩쓸리지 말고, 소신을 갖고 살아보자!!라며 여기까지 오고 있기는 한데요...
그래도 독불장군 처럼 저 혼자 세상 사는 것은 아니니, 이래 저래 만난 인연들과 얘기나누다 보면, 오히려 인문계에서 수학 잘하면 (성적 맞춰 대학가는 것이)유리하니, 괜히 애 고생시키지 말고 그냥 문과 보내~!라는 조언(!)들이 대세이네요...
음.. 얘기의 맥이 살짝 다른 곳으로 흐르는 듯은 하나...
어제 밤, EBS의 5부작 기획물 시리즈를 보셨는지요. 다큐 프라임 - 인간탐구 '아이의 사생활'이라는 시리즈인데,
어른들이 간과하기 쉬운 아이들의 세계를 다루고 있어, '도대체, 왜??'라며 아이에 대해 갖고 있는 이런 저런 답답함에 대한 일말의 답을 주고 있는 듯 했습니다. (아!!! 절대로 이 프로그램 관련자 아닙니다...^ ^;;)
어제가 1부였는데, '남과 여'의 차이에 대한 내용이었어요.
차별이 아닌, 과학적 '차이'로, 객관적으로 남과 여의 차이에 접근하고 있어 나름 유익하고 흥미로웠습니다.
여자아이들이 분홍색을 좋아하는 것도, 정적인 인형놀이나 소꿉놀이를 좋아하고 남자아이들이 자동차, 기차 같은 움직이는 놀이감을 좋아하는 것도 서로 다른 망막세포구조?갖고 있어서라는 과학적인 근거들이 참 재미있었더랬습니다
특히 제 눈길을 사로 잡았던 내용은 후반부의 '17%'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전형적인 남자, 또는 여자의 특성을 보이지 않는 '예외적인' 아이들에 대한 내용이었어요.
대개의 경우 여자(아이)들이 '언어적 능력'이 더 탁월하고, 남자(아이) 들이 '큐브 맞추기, 주차하기'등의 체계화 능력이 더 탁월한것이 일반적인데 약 17%의 경우가 예외적인 경우에 속한다는 것이지요.
여자 아이인 우리 아이만 하더라도, 아주 아기 때부터 소꿉놀이나 바비인형 같은 것에는 별 관심이 없고, 자동차, 기차레일 등 주로 남자아이들이 갖고 노는 놀잇감들을 자연스럽게 더 좋아했고, 옷이나 물건의 경우도 분홍색은 스스로 먼저 고르는 일은 없을 만큼, 여느 여자아이들과는 좀 다르구나 했습니다.
지금도 여자친구들과 어울려 수다떨고 노는 것 보다, 남자아이들과 뛰고, 장난치고, 축구하는 것들이 훨씬 재미나고 행복한 아이입니다. 몸을 움직여 노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지요.
그런데 문제는, 또래 여자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아서요. 음..... 제가 보기에도 그렇고... 선생님들도 그러시고.... 또래 여자아이들에 비해 정신연령이 어린편이라고들 하시네요. 그냥 딱 남자아이들 같다고요...
확실히 똘똘하고 영억한 또래 여자아이들에 비하면,한숨이 나올 정도로 어리버리합니다.... - -;;
저야 그냥 남자아이들과 어울리고 뛰노는 것이 더 재밌고 편해서일 뿐인데, 이제 사춘기에 들어선 아이들이어서인지, 때때로 여자아이들로 부터 '남자 아이들한테만 잘 보이려고 그런다, 내숭을 떤다'라고 비난을 받는 모양입니다.
그러고는 집에와서 걔네들이 왜 자기에게 그러는지 잘 모르겠다고, 자기는 여자아이들과 수다떨고 몰려다니는 것보다, 운동장에서 축구하는 게 더 재미있는데... 라며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기도 합니다. 마음이 약하기는 또 왜 그리 약한지...
그러다보니, 최근에는 억지로라도 여자친구들과 어울려 보려고, 딴에는 노력을 하는 듯 한데, 엄마인 제가 지켜보기에도, 안쓰럽고 힘들어 보입니다.
며칠전에도 장난한답시고, 여자친구의 발을 걸어 넘어 뜨려 다치게 할 뻔한 것으로, 다른 여자아이들에게 둘러쌓여 실컷 욕을 먹은 모양입니다.... (아, 이 부분에서 만큼은 안전과 관련된 것이어서,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장난인지 저에게도, 따---끔하게 한 소리 들었습니다.. 평소에도 아이의 성별을 안 밝히고 얘기하다보면, 당연히 아들인 줄 압니다... 휴...)
아... 이러다 정말 왕따되는 것은 아닌가, 솔직히 많이 많이 걱정이 됩니다.
최근에는 학원선생님에게, 저렇게 여리고 영악스럽지 못해, 경쟁이 치열한 한국사회에서는 상처만 받고 능력도 발휘하기 힘드니, 차라리 아이데리고 이민을 가던가, 외국에 나가 공부하게 하라는 얘기까지 들었습니다.
우리나라가 그렇게 까지 무지막지, 무시무시한 나라인가?라는 생각도 정말 심각하게 하게 되네요.
이렇다 보니, 요즘 저의 가장 큰 숙제거리는 어떻게 하면 아이 스스로의 내면의 힘을 갖도록 해줄까, 정확한 적성을 찾게 해 줄까하는 것인데, 참 어렵습니다.
아이 적성이 이공계 쪽이면, 늦어도 지금부터는 수학에 올인해서, 빨리 중학교 수준까지는 선행을 끝내 놔야돼!!라는 무시무시한 조언들이 정녕 어쩔수 없는 우리나라에서의 현실인지.....
아이를 무작장 밀어 붙이는 것이 정말 답은 아닌데......
"이렇게 하면 성적이 오릅니다"라는 조언들은 어디에서나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지만, 이런 제 고민에 대한 답의 실마리는 정말 잘 잡히지가 않습니다.
직장일에, 집안 일에 콩튀듯 팥 튀듯 하며, 어쩌다 쑥쑥에 들어오기는 해도 감히 글쓰기는 엄두도 못 내다가, 흐읍! 심호흡을 하고, 현명한 쑥쑥맘들의 조언을 구해 보고자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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