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안녕하세요, 올해 서울 삼* 중학교 2학년인 김한성 학생입니다. 저에게는 이번 경시 대회가 살면서 첫 경시 대회였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요? 시험을 보러 고사실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저는 가벼운 마음으로 긴장 된 마음 조금, 기대 조금을 갖고 있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시험을 보기 시작하자 이야기는 조금 달라지게 되지요. 잘모르겠는 문제도 있고 야속한 시간은 가고 있고... 시험이 끝나고 저는 첫 대회였는데 수상권 안에 못 들어도 괜찮다, 열심히 했으니 괜찮다고 생각하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죠. 그리고 몇일 후 평상시처럼 학교를 마치고 도서관에 갔다가 집에 왔습니다. 장려상만 받아도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제가 영어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얘기를 듣고서 믿지 못 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실감이 나지 않네요.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준 부모님 그리고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해 드립니다.
저는 주변에서 해외 한번 못 나가본 제가 영어를 어떻게 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이번 기회에 그 이야기를 여기에 풀어보고자 합니다. 사실 저는 언제부터 영어공부를 했다는 것을 정의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기억도 나지 않는 애기 때부터 집에서 영어 동화책과 오디오북들을 틀어놓고 살았다고 하니 말입니다. 이 말을 듣고 얼마 만큼인지 실감이 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희 엄마께서는 제가 잘 때, 놀 때, 먹을 때를 계속 틀어놓으셨다고 합니다. 이것이 저에게는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영어에 대한 거부감과 거리감을 없애주는 데 가장 기본적인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이 활동은 대게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재력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많아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도서관에서 원서와 CD 빌려와서 읽고 들었던 것이 많습니다. 태어나고서부터 10여 년간 동네 도서관을 다니면서 아마 읽어보지 않은 원서가 없을 정도였을 것입니다. 또한 책뿐만이 아닌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라면서 영화도 무조건 영어로 보고 자막도 없이 봤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유치원 때는 영화의 대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영어로 외우고 연기하기도 했습니다. 계속 이렇게 하여 'Magic Tree House', 'Harry Potter', 뉴베리 수상작들 까지도 읽게 되었고 이제는 New York Times에서 신문을 구독하여 읽고 과학책 Carl Sagan의 Cosmos까지도 읽는 수준에 올랐습니다. 제가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제가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C,S Lewis와 JRR.Tolkine과 같은 위대한 작가들의 아름다운 글을 있는 그대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혹시 강산에씨의 노래를 아시나요? 그 노래의 첫 구절이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입니다. 이 글의 제목이기도 하고요. 한국에서의 영어는 절대로 공평한 과목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영어유치원으로 보내고, 해외 유학을 다니고, 어학연수를 가고 학원 다니고... 대한민국의 이 모습은 절대 정상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제가 학원 한 번 가 본 적 없이 영어를 공부했다고 하면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세상에서 지극히 평범한 아이입니다. 이러한 대한민국 속에서 저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나가는 제 모습이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와 같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신영복 선생님의 ’처음처럼‘에서 이런 말이 나옵니다.
사람을 크게 지혜로운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 두 부류로 나누기도 하는데, 지혜로운 사람은 세상에 자신을 맞추는 사람이고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을 세상에 맞추기보다 세상을 자기에게 맞출 수 없을까 고민합니다. 그러나 역설적인 것은 세상이 그나마 변화한 것은 지혜로운 사람이 아니라 이렇게 어리석은 사람 때문이지요.
저는 언젠가 제가 걸었던 길이 모두가 당연하다고 여기게 될 그 날을 기다리며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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