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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어려서 부터 글을 잘 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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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5 댓글쓰기 본문보기

  • 기도맘
  • |
  • 2013-04-04 09:10
답댓글

이 글도 다 읽어보지 못하네요 정말 정신없어요

대충 읽어보고 언젠가 우리 아들 서울대 데리고 가서 쳐들어간다  멘토 삼으러 형 하며 달려간다... 후후

정말 정신없는 봄나날 지금도 어깨가 결려 뭐하며 사는지 모릅니다.

 

여행을 하며 살고 싶다고 말하는 것조차 정말 지금은 사치다 하루가 전쟁입니다.

세벽기도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래야 살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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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룬다
  • |
  • 2013-04-04 00:29
답댓글

하니비님의 글과 댓글을 보면서 많은 궁금증이 풀렸어요~ 큰아드님이 왜 저렇게 멋진게 잘 컷는지 이제야 알겠어요! 큰 그림을 그려주되 집착하지 말고 한 걸음 물러나서 격려하라~ 이렇게 요약이 되네요..

사실 얼마 전 올해 큰아드님 후배가 된 아이의 엄마를 만나서 그동안의 준비 등의 얘기를 들었어요. 그 아인 특목고 출신이고 그 만큼 넘사벽의 아이였답니다. 그러곤 저희 아이와 비교를 하게 되면서 집안이 시끄러워졌고요 ㅜㅜ . 성질을 참지 못하고 아이에게 퍼붓고는 얼마나 후회가 되던지 ...  맘을 다스리기 위해서라도 종교를 가져야 하나 생각했어요. 그 아이 엄마도 기도를 열심히 하셨더라고요~ 

지금은 아이에게도 저 자신에게도 한 발짝 떨어져서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  하니비님의 말씀대로 약간은 무심한 듯 집착하지 않는 엄마가 되렵니다 ~  이렇게 간간이 올려주시는 하니비님의 글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 지 잘 모르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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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니비
  • |
  • 2013-04-04 07:44
종교를 가져보세요.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종교가 있어요.
저는 성격상 종교생활 정말 못 할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카톨릭 영세받은지 19년 되었고 꾸준한 신자예요.
아이들 키우며 어려움 많이 겪고 신앙심이 생겼어요.
누구에게도 의지 할 수 없던 시기들이 많았죠.

아이를 키우면서 정신적으로 피폐해 질 때..
많은 위안이 되어요.
성서귀절인데..
I cannot do anything on my own.
새 신부님께 받은 카드에 적혀 있었는데,제 좌우명이 되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얼마전 최고의 인기강사였던 김미경씨와는 정 반대되는 인생관이죠.ㅠㅠ
그냥 주시는 대로 받는다고 생각하면 삶이 평화로운 것이죠.
카톨릭에서는 순명한다고 하는데...
저는 철저하게 순명의 삶을 살아요.
하느님이 이렇게 해라~ 하면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해라~ 하면 저렇게 하는 것이죠.
제게 좋은 것만 주시는 것은 아니예요.삶이란 것이 그렇잖아요.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죠.
그런데 매일미사가서 제게 세상의 온갖 좋은 것을 베풀어 주시는 그분께 감사하다고 기도해요.
제 소원도 빌어보지만 그분의 뜻대로 사는 것이죠.
우리 애들은 신앙심이 없어 저를 너무 답답하게 생각해요.
그런데,저는 늘 평화롭거든요.

세상에 넘사벽 아이들은 정말 많아요.
저도 우리 애들 어릴 때..
넘사벽 아이들 엄마들은 아이들이 뱃속에 있을 때부터 뭔가 달랐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절대 우리는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벽을 느끼곤 했죠.
사실은 초등 영어게시판에서도 그런 벽은 있었어요.
그런데...
세월이 흐르며
충실한 하루하루가 쌓여 넘을 수 없는 벽이 만들어 지는 것이더군요.
그리고 그 벽은 아이 혼자 쌓아야지 부모가 벽돌 한장 보태줄 수 없는 벽이라는 것을 깨달았죠.
무언가 너무너무 해주고 싶지만 하나도 해줄 수 없어요.애들이 커버리면..
기도밖에는요..

저는 오늘 엠마오를 갑니다.
부활절 끝나고 신부님 수녀님과 함께 가는 소풍입니다.
길을 걷다 예수님을 만나서 이야기도 듣고 제 마음도 이야기하려구요.
이 소풍을 가기위해 추운 겨울 수련을 많이 했어요.때로는 힘들어 눈물도 났고요..
세상에 고통없는 영광은 없다는 사실을 10년 기도를 통해 깨달았습니다.

제 글이 힘이 되신다니..저도 정말 감사합니다.
제게도 힘이 되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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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꽃
  • |
  • 2013-04-02 12:12
답댓글

하니비님은 이곳의 맏언니 같은 분이 되셨어요.^^

죄 많아 고통 많은 대한 민국의 학생으로 살아가는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가 되고 보니, 안타깝고 답답한 일들이 너무 많아,

위로 받고, 용기 얻고 싶은 순간이 많은거죠.

 

친구 선생 얘기 하나 할까요?

제 친구 선생...남편이 급작스럽게 다섯가지 암으로 투병 중이예요.

대학에 재직 중인데, 수술과 항암치료도 시력 기능도 떨어지고,

뇌의 일부를 제거해야 하기도 하고, 아무튼 말로 형용할 수 없는 5,6년을 보내고 있어요.

모든 일들은 남편 중심에 맞춰 살다보니, 두 아들이 어찌 크는지도 모르고 있는데,

큰 아들이 사교육도 전혀 없이 성실함으로 공부를 썩 잘해요.

이번에 하나고를 지망하고 싶어 하는데,

혼자 공부해서 국영수 전1이 되었더라고...담임샘께 처음 들었더라구요.

친구 얘기 듣고서, 아들 참 잘 키웠단 생각 들었어요.

 

저희 동네는 학원가 밀집 지역에 교육열이 높아,

뜨거운 열기가 가득한 엄마들이 많아요.

특목교 맹신맘(이렇게 말하고파요. 특목고에 거의 종교 수준이더군요. )께서

아이들 키우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려면 정말 허걱입니다.

 

삼성의 인재상이 노예형 인재라 했나요?

인생을 자기가 주인이 되어, 자율적으로 살아가게 키우는거...무엇보다도 중요한 것 같은데,

특목고가 있는 한, 미성숙한 사춘기를 자율적으로 이끌어가게 키우는거 쉽지 않아 보여요.

 

아무튼, 비도 오고, 심란한 중에,

친구 얘기도 듣고,

하니비님과 인생 사는 데 필요한 큰 마음에 대해 얘기 나누고파 글 남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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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니비
  • |
  • 2013-04-04 07:24
두번이나 댓글을 썻다 지웠다 하다..
결국 이제야 써 봅니다.
자식이라는 것이 부모맘대로 안된다는 어른들 얘기가 생각납니다.
될 놈은 된다..이 말도 이제사 실감을 하고요..
잘 키운다기 보다 잘 커나가는 것이죠.

제가 베란다에 행운목 해피트리 벤자민등 나무와 화초들을 많이 키우는데
행운목은 24년째 아무튼 나무들은 모두 20년 넘게 키웠고 화초가 오래가는 편입니다.
그것은 제가 너무 게으르기 때문이죠.
물을 자주 주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었다가 가끔 흠뻑 주거든요.
때로는 무성한 가지와 잎사귀가 아까워 그냥 두지만 각오하고 확 가지를 쳐 버리고요..
그러면 나무는 더 좋은 모양세로 자라더군요.
애들 키우기도 식물 키우기와 똑같은 것 같아요.
해피트리 키우기 까다롭다고 하는데...이것도 그냥 내버려 두니 너무 잘커요.
처음 들여와서는 안달복달했거든요.

특목고 하나고...하고 싶은 얘기는 많지만...
정말 케이스 바이 케이스예요.
저는 특목고 보냈다면 하루도 맘 편이 살지 못했을 것 같아요.
오히려 우리 애들 성격에는 잘 맞았을지도 모르지만 제가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요.
특목고..
부모의 주관이지요..
우리도 가지 않은 길이지만...
아니 큰애는 가지 못한 길이죠..
그러나...좁은 문을 통해 가기보다 넓은 문을 통해 평범하게 가는 길이 마음 편해요.
혹시 외고 보내신다면 요즘 입시 트랜드에서는 불리한 점도 많으니 잘 살피세요.
올해 서울대에서 텝스와 AP반영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어요.
물론 서울대만 생각하며 고입을 생가하면 안되지만요...
외고생들 난리가 났어요.
물론 서울대가 인생의 목표는 아니지만요.
그리고 의대 보내시려면 과학고도 피하셔야해요.
내신의 불리함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셔야해요.
하나고...올해 첫 졸업생 최고의 입시결과를 냈어요.
30%의 학생이 명문대로 진학했죠,그러나 70%도 눈여겨 보셔야해요.

우리는 노예형인간으로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학생시절에는 성적의 노예..직장다니며 직장의 노예..
너무 싫어서 벗어나 보려고 전업주부 하면서 너무 좋았는데..
지금은 자식의 노예...
일을 다시 시작하면서는 일의 노에로 살고 있어요...
언제쯤 벗어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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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mom
  • |
  • 2013-04-01 02:15
답댓글

오랜만에 하니비님께 글을 쓰네요.

그동안 간간이 하니비님의 글을 읽곤 했어요.

아드님의 소식은 언제나 마음을 푸근하게 만드는군요^^

저는 일반고로 진학한 작은아이와 요즘 신경전이 너무 심해요.

말 두세마디만 왔다갔다하면 그만 언성이 높아지거나 아니면 침묵하게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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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니비
  • |
  • 2013-04-01 07:30
터울이 커서 힘드실겁니다.
새롭게 입시생 엄마가 되셨네요.
고등학교 시절이 가장 힘들죠.
고등학교 생활은 대입이라는 목표를 두고 가야해서 피곤하고 험난해요.
일단 성적이라는 긴장감에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으니까요.

저는 애들이 고등학생이 되면 아이들의 생활을 그냥 지켜줄 뿐이예요.
공부하랴~ 얘기할 시간도 없지만 입을 닫고 살아요.
말씀대로 두세마다 왔다갔다 하면..시끄러워지니까요.
서로 말수를 줄이려고 노력하죠.
무슨 말을 해도 서로에게 스트레스가 되니까요.
아이가 먼저 말하기 전에는 제가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아요.

성적 중요한 것 아이가 더 잘 알고 있고
입시의 중요한 포인트도 아이가 잘 알고 있는데
자꾸 이야기 해야 스트레스만 쌓이는 것이죠.
학교생활에 대해서도 거의 얘기하지 않아요.고딩생활은 뻔하니까요.
고등학생 정도되면 아이의 사생활을 보호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선생님,친구,학교대회..등등 하나하나 이야기 하다보면 답~답 할 뿐이고
아이도 별로 얘기 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하고 싶은 얘기는 묻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얘기 할 것이고요.
어떻게 보면 참 무심한 엄마이기도 한데..아이와 트러블을 줄일 수 있어요.
얼마전에는 아이가 학교 대표로 교외대회를 참가했는데
저도 알고는 있었지만 1교시 끝나고 택시타고 가라고 했어요.
중요한 대회라고 담임선생님이 태워다 주셨다고 하더군요.
물론 다른 학교 애들은 엄마가 모두 따라왔구요..
담임샘에게 죄송하기도 하고,너무 무심한 엄마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에게 밀착하면 할수록 집착하게 되고 서로 힘들어지고..
그렇다고 결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큰애나 작은 애 모두 고등학생 이후로는 거의 얼굴을 보고 살지 못해요.
일단 제곁을 떠나는 것이죠.그래서 작은 아이 이야기는 들려줄 거리가 없어요.
아이들은 가장 힘든 시기를 혼자 이겨내며 살아가는 것 같아요.
그러나 엄마가 아이들에게 결코 위로가 되지 못해요.잘 못 하면 화를 불러일으키죠.
그래서 아이를 위해 기도할 뿐이죠..저는 아이들을 위해 묵주의 구일기도를 10년간 받쳤어요.

큰애 때도 고등시절 이야기는 게시판에도 제 마음에도 빈 공백이죠.
큰애는 독서실에서 새벽 2시에 들어오니..하루에 마주치는 시간이 30분.
작은 애도 학교 기숙사에 있으니 일주일에 마주치는 시간이 주말에 잠깐..
그 짧은 시간에도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마구 쏟아내요.
그래도 받아줘야죠.그렇지 않으면 다른 곳에 쏟을것이므로..

아..죄 많아 고통 많은 대한민국의 고딩맘입니다.
모든 것은 지나갈 것이고..
특히 고등학교 시절은 3년이 1년 처럼 빠르게 지나갈 겁니다.
힘내세요!!
수학 잘하잖아요?
그럼 만사 형통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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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mom
  • |
  • 2013-04-01 12:02
하니비님 어쩜 이리 마음을 포근하게 어루만져주시나요. 감사합니다.
어제 부활절 잘 지내셨지요? 주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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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니비
  • |
  • 2013-03-30 13:44
답댓글
[어수웅 기자의 북잇수다] [9] 진화생물학자 최재천

설득의 기술, 핵심은 언어 - 네이처에 냈던 논문 제목이 '개미의 種間 협동과…'
옆 동료가 그러더군요 '개미세계의 베네통' 정도는 해야지

이과로 간 文靑, 통섭을 꿈꾸다 - 프로스트의 詩에서 그러죠
'좋은 담이 좋은 이웃 만든다' 학문간 담 낮아야 '통섭' 가능
오늘도 나는 담과 담을 넘는다
채널 19·오늘 저녁 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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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을 자연과학의 언어로 설명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문제는 자연과학 울타리 바깥의 대중은 그 언어를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 최재천(59) 이화여대 교수는 과학을 문학의 언어로 풀며 그 견고하고 난해한 담장을 넘은 사람이다. 대중의 과학화, 그의 표현을 빌리면 '과학의 대중화'다. 사실 동물행동학이나 사회생물학에서 그 못지않게 노력하고 연구하는 학자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더 성과를 거둔 학자가 있을지도 모른다. 궁금했다. 중학생 시절부터 시인으로 불린 이 문청(文靑) 출신 자연과학자의 문재(文才)가, 지금 최재천의 학문적 권위와 위상을 만드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면 편견일까. 그는 이 대목을 어떤 식으로 자각하고 있을까.

―실력은 더 있지만, 글을 잘 쓰지 못해 지명도가 낮은 다른 과학자들이 '불공정 게임'이라 질투하지는 않나(웃음).

"질투해도 직접 얘기를 하지 않으시니 잘 모른다(웃음). 한국이 주빈국이었던 2005년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에서 내가 강연을 한 적이 있다. 그때 강연 제목이 '글 잘 쓰는 과학자가 성공한다'였다. 고백 하나 할까? 우리나라는 과학잡지 '네이처'(Nature)나 '사이언스'(Science)에 논문이 소개되면 종종 신문 1면에 소개되는 나라 아닌가. 나는 '네이처'에 3번이나 떨어졌다."

―어떤 논문을 제출했길래.

"어려운 과학잡지라는 통념과 달리, '네이처'는 가정집으로 배달되는 잡지다. 그래서 힘이 막강한거다. 내가 개미 연구를 전문으로 하지 않나. 내 논문 중에, 여왕개미가 다른 종(種)의 개미들과 살림을 차려서 천하를 평정하는 내용이 있다. 재미있다고 생각해 논문을 보냈는데, '네이처' 편집장이 '우리 독자는 관심 없을 것 같다'고 답장을 보낸 거다. 씩씩거리고 있는데, 동료가 뭐라고 제목을 지었는지 물었다. 그때 제목이 '개미의 종간(種間) 협동과…' 뭐, 이런 거였다. 동료가 웃으면서 그러더라. '야, 그러면 누가 읽나, '개미 세계의 베네통', 최소한 이런 식으로 붙였어야지!'"(여러 종의 개미가 협동을 했듯, 베네통 광고는 다양한 인종을 등장시켜 광고를 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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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연희동 집에서 이화여대 연구실까지, 최재천 교수는 걸어서 출퇴근한다. 빠른 걸음으로 35분. 그 35분 동안 최 교수는 연희동의 골목길을, 연세대 안의 숲을, 이화여대의 나무들을 만끽한다. /채승우 기자
동일한 실험, 동일한 데이터의 논문이라면 관건은 글솜씨에 있다. 결국 한 사람을 깊게 설득하기 위해서도, 또 보다 많은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서도 핵심은 언어. 그는 미국 MIT(매사추세츠공대)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글쓰기 수업과 훈련을 받는다고 했다. 최 교수는 "과학은 어려운 내용을 전달하기 때문에 글솜씨가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면서 "비슷한 방향의 논문이라면 누구 글솜씨가 더 훌륭하냐에 따라 우수 학술지 게재 여부가 결정된다"고 했다.

이날 최 교수는 또 새로운 학문적 트렌드를 포착하는 자신만의 팁 하나를 소개했다.

―'최재천 스타일'이 있다는데.

"외국 출장 가면 좋아하는 일이 서점에 가는 거다. 하루 시간을 내서 큰 책방에 간다. 책방에서 제목만 쭉 훑어보는 일을 십몇 년 했다. 예를 들어 생물학 코너, 인류학 코너에 가서 제목만 주르륵 읽는다. 십몇 년 하다 보니 책 제목만 죽 읽어도 이 학문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대략 보인다. 6개월 간격을 두고 다시 서점에 가면, 모두 원래 있던 제목들인데 새로운 게 하나 보일 때가 있다. 그러면 꺼내 읽어보고, 좋으면 산다. 뭔가 흐름이 잡히는 거다."

―구체적으로 예를 든다면.

"한 10년 전에 갔더니 바이오미미크리(Biomimicry)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어, 뭐지? 하고 들춰봤는데 재미있더라. '자연을 닮자, 배우자' 정도의 내용인데, 우리말로 하면 '생체 모방'이다. 그 책을 산 뒤 서점에 갈 때마다 비슷한 주제의 책이 나오나 살폈다. 상당히 오랫동안 별 진전이 없었다. 그런데 2000년대 중반부터 한 해에 3~4권씩 나오더니 그 이듬해에는 10권 정도가 쏟아지더라고. 뭔 일이 있겠다 싶어서 학교에 관련 연구소를 만들었다. 이화여대 의생학(疑生學) 연구센터가 그것이다. 그런데 정말 터졌다. 하버드대에서 뒤늦게 연구소를 만든 거다. 개인의 기부를 받아 차렸는데, 기부에 달린 유일한 꼬리표는 '자연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우리 생활에 응용해 달라'는 것이었다. 하버드 개인 기부액 중에 역대 최고액이라고 들었다. 내가 하버드에 있는 동료들에게 농담삼아 그랬다. 그 연구비 나한테 와야 하는데 너희가 왜 가로챘냐?(웃음)"

새로운 트렌드를 포착하는 그만의 스타일도 스타일이지만, 그는 명명(命名)과 호명(呼名)에 능하다. 바이오미미크리를 우리말로 한 '의생학'도 그렇지만, "함께사는 인간·공감하는 인간"의 의미로 명명한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 그와 마치 연관 검색어처럼 떠오르는 '통섭' 등이 그 사례다. 어떤 학문 분야에서 새로운 용어를 만드는 것, 그리고 이를 선점하고 유통시키는 행위의 의미와 효과를 명확히 알고 있는 것일까. 그는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72)의 밈(meme·모방자, 선전자) 개념을 꺼냈다.

―명명과 호명의 효과는.

"유전자(Gene)가 시간을 거쳐 세대 간에 형질을 전파하는 것이라면 밈(meme)은 같은 세대 내에서 탁월한 형질을 전파하는 메커니즘이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장대익 교수는 그래서 '통섭'이 대단히 성공적인 '밈(모방자, 선전자)'이었다고 평가한다. 싸이의 말춤도 정말 성공한 밈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쉽게 쥘 수 있는(영어로는 bite-sized) 말을 만드는 것은 대단히 성공적인 전략이다."

아이러니 하나. 우연히 참가한 학교 백일장에서 장원을 차지한 이후, 고교생 최재천은 단 한 번도 문과 이외의 진학을 의심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당시는 이과를 가는 것이 서울대 진학에 유리하던 시절. 교장 선생님은 거의 강제로 소년 최재천을 이과로 배정했다. 강하게 저항했지만 불가항력이었고, 그는 서울대 동물학과에 합격했다.

최재천이 사랑하는 시 중에 로버트 프로스트(1874~1963)의 '담을 고치며'(Mending the Wall)가 있다. "좋은 담이 좋은 이웃을 만든다"는 프로스트의 시구를, 이 문학적 자연과학자는 "학문 간의 낮은 담장이 지식의 교류와 통섭을 만든다"라고 확장해서 읽는다. 학문과 생활 사이의 차이를 줄이려 노력하고, 학문과 학문 사이의 담을 낮추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삶. 그가 생각하는 통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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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니비
  • |
  • 2013-03-30 13:46
가족톡..으로 남편이 보내준 기사입니다.
최재천 교수님 정말 글 잘쓰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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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꽃
  • |
  • 2013-03-30 15:14
미국에서 유학생활해서 더 가능한지도 몰라요.
석지영 교수도 불문학, 영문학 공부하다 법학을 공부해서 접근 방식이 문학적인 느낌도 들더군요.
또, 미국이나 영국이어서 그런 창의적 접근이나, 기술법, 상상력의 자유로운 표현을 인정해 주는거 아닌가 싶었어요.
최재천 교수님도 이과지만, 동물학, 생물학 등은 문이과적인 성향을 담아낼 수 있는 분야라 빛을 보는 것 같아요. 전형적인 이과형들은 이런 분야와는 좀 다르게 가는 것 같구요.
근데, 저는 글쓰기도 성장 환경, 자연 환경과도 관계 있어 보여요.
미대륙의 자연 환경을 보면, 창의성, 상상력이라는 말이 그네들의 것일 수 밖에 없지 싶구요.
그런 환경에서 자라니 영화 <아바타>도 나오고, 글쓰기도 융합적 발상이 권장되고
그러지 않나 싶어요.
그래서 참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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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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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3-3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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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204] 행복의 수학 공식
  •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행동생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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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3.03.11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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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행동생태학
    얼마 전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행복의 조건에 관해 물어와 짤막하게 몇 마디 했는데, 내가 한 말치고 퍽 괜찮았던 것 같아 여기 다시 적는다. '쌍둥이별'이라는 영화의 원작소설을 쓴 조디 피코(Jodi Picoult)가 우리말로 번역된 그의 또 다른 소설 '19분'에서 소개한 행복의 수학 공식이 있다. 그에 따르면 행복의 공식은 '현실÷기대'란다. 분수로 표현하면 현실은 분자이고 기대는 분모가 된다.

    그렇다면 행복해지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는 셈이다. 우선 분자인 현실을 개선하는 방법이 있다. 사람들은 대체로 이 방법을 사용하여 좀 더 행복해지려 한다. 그러나 요즘 같은 무한 경쟁 시대에 이는 결코 만만한 방법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이보다 훨씬 쉬운 방법이 있다. 바로 분모를 작게 만드는 것이다. 분수의 값을 크게 하려면 분자를 키우는 것보다 분모를 줄이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99/4에서 분자를 하나 키워본들 100/4 즉 25밖에 안 되지만, 분모를 하나 줄이면 99/3 즉 33이 된다. 법정 스님께서 설파하신 무소유를 실천하면 분모가 아예 '0'(영)이 되어 행복은 분자에 상관없이 무한대가 된다. 가난한 나라 부탄 국민의 97%가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낀단다.

    대학 시절 어느 동아리 문집에 이런 글을 썼던 기억이 난다. '함박눈이 흩날리는 명동길을 걸어 벗들이 기다리는 찻집에 들어설 때 코끝을 간질이는 두향차 내음. 행복이란 뭐 이런 게 아닐까?' 내 주제에 뭘 원한다고 해서 그리 될 리 있겠는가 생각하며 늘 별것 아닌 일에 행복을 운운하며 살았던 것 같다. 남들은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던데 나한테는 여태껏 가슴이 먼저 뛰고 나면 되는 일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나는 기대만큼 안 되는 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작은 것에 만족하려 애쓰며 산다.

    이렇게 얘기하면 자칫 내가 일찌감치 포기하고 노력조차 하지 않는 무기력한 삶을 사는가 싶겠지만, 나는 사실 치열하게 노력하며 산다. 최선을 다하지만 내가 원하는 결과는 오지 않을 수 있다고 스스로 다독이며 살 뿐이다. 그러면서도 내가 원하는 것의 반만이라도 이뤄지면 얼마나 좋을까 숨죽이며 산다. 평생 그렇게 살았는데 뜻밖에 노력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얻었다.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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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박샘
    • |
    • 2013-03-30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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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감탄스런 이야기. 이젠 제 아들 같어요.

    동네 방네 큰 아드님 얘기를 하면서 순간, 내 아들인가...? 싶더라고요. ㅋㅋ

     

    진짜 제 아들녀석이 굼뱅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newspaper editor를 3년 간 하고 있습니다.

    신문 발간 될 때 마다 읽어보면 곧 잘 글을 쓰네요.

    의술이나 IT기술 만큼이나 좋은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할 사람 많겠지만 제 생각엔 writing도 큰 힘입니다.

    흥미도 있어야 하고 훈련 과정도 길고 잘 하게 되면 흔치 않은 재능요.

     

    옛 생각 나네요. 녀석 초등학교 2학년 담임이 writing 지도가 훌륭하더군요.

    3학년 되면서 담임이 바뀌었는데 마침 옛 담임이 산휴를 받아 쉬셨어요.

    그 때 아이를 그 담임께 일주일에 한 번씩 보내 writing을 시켰어요.

    그 시간에 선생님의 갓난 아이는 제가 봤답니다. 저 참 극성이죠?

    선생님은 제 아들이 얌전하니 가르치기 쉽고, 또 기저귀 값이라도 벌게 되니까 기꺼이.

     

    그 뒤로도 저는 아이의 writing에 주력했어요.

    책을 많이 안 읽는 녀석이라 몇 권 읽은 책은 상세히 읽고

    brainstorming을 통해 얘기 나누기에 주력했습니다.

    꼭 글을 쓰지 않더라고 그 단계만으로도 가치가 있지요.

    그래서인지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은 있는 아이로 자랐어요.

    이 ㅅㅋ 엄마 덕 본 거 아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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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니비
    • |
    • 2013-03-30 13:40
    아드님 글 올려주세요.
    정말 읽어보고 싶어요.
    저는 더이상 민망해서 올릴 수 없어요..
    제 심정 이해하시죠? ㅠㅠ

    미국은 브레인스토밍과 글쓰기를 상당히 체계적으로 교육해요.
    제가 리터러시 플레이스를 좋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체계적으로 생각하고 그 과정을 글쓰기를 통해 완성시키죠.


    요즘 시대에는 뭘 해도 글쓰기가 참으로 중요한 시대인 것 같아요.
    자기만의 스토리로 엮어 내야하거든요.포장도 잘해야 하고요.
    입사제,장학금,대통령인재상등 모두 글로 자신을 잘 표현해야 해요.
    저는 쑥을 통해 글쓰기 훈련을 한 것 같아요.
    10년 게시판 활동하다보니..저절로..근데,아무데도 쓸데가 없어요.ㅠㅠ
    그러나 살면서 생각을 정리한다는 것이 바른 마음을 갖게 해주는 계기가 되어주네요.

    오늘 서울대 입시안도 발표되었고..
    북한도 흉흉하고..
    만사 골치 아픈 세상인데..
    제 마음은 왜? 이리 평안한 것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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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박샘
    • |
    • 2013-03-30 14:39
    아드님 미국으로 대학원 갈 계획이시죠?
    꼭 넓은 세상에 가서 활동하기 기원해요.

    오늘 아들이 북한 문제 묻는 카톡이 왔길래
    "우리 조국은 언제나 안전할 것이다 너는 꼭 조국이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다.
    아들아, 우리나라는 인재가 많이 필요하단다.
    미국과 잘 지내면서 얻을 건 얻고, 그러면서 자주정신 가지고 나라를 발전시켜야한다.
    아들아, 너도 꼭 열심히 노력해서 조국의 횃불이 되어다오.
    나 하나 잘 먹고 내 자식 키우는 건 애미 애비도 했다.
    너는 너 하나 위해서가 아니고 조국을 위하여 일 하거라."
    괜히 감정적이 되어서 카톡을 그리 했네요.

    아들 답 :열씨미 하겠슴니다.

    웃길라고 철자 틀린 건지 한국말 시원찮어진 건지 애미는 또 걱정입니다.

    이상 자식 그릇에 비해 꿈은 원대한 엄마의 카톡보고였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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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스
    • |
    • 2013-03-31 03:11
    홍박사님. 북한 김정은이 중국에게 전쟁 안난다고 관광객 보내달라고 했다네요. 전쟁 안나니, 걱정 말라고 아드님에게 전해주세요. 저도 홍박사님 글 읽으니 롸이팅 튜터만 해볼까 고민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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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스
    • |
    • 2013-03-30 07:38
    답댓글

    하니비님..

    좋은 글 올려 주셔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 문예부 활동 하면서 교지 편집도 하고 예술제도 나가고 하면서 글 잘쓰는 사람들과 함께 했어요. 저희 큰 아이에게도 늘 일기를 쓰면 "열심히 하면 되요, 돼요" 정도의 맞춤법부터 섬세한 표현까지 고쳐 주시고 댓글 달아주시는 담임 선생님 덕에 글쓰기 실력 늘었다고 칭찬 많이 해 주었어요. 이과적 성향이 있는 아이라  앞으로 점 점 더 논리적이고 깔끔한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고요, 너무 많은 욕심은 내지 않기로 했어요. 사실, 글 잘 쓰는 사람 너무 부럽긴 하거든요.

     

    내가 하니비님 첫째 오빠 팬인데  이 글 한 번 읽어봐라.. 대학 입학 수기도 보여 주었죠.

    응 엄마, 감동적이다, 나도 오빠처럼 글 잘쓰고 싶다. 그러더라구요.

     

    시청 교통과가 정한 버스노선을 운전하는 버스기사처럼..

    이런 기막히게 좋은 표현을 어디서 보면 외우고 또 자기 나름대로 창의적으로 바꿔서 써보라고 했더니...

    그러겠다고 하더라구요. 암튼 부족한 점은 많지만 작년엔 친구들이랑 너무 노는 재미에 빠져 있었다면서 이젠 학교는 노는 곳, 집에서 공부하기.. 이런 철칙도 깨보고 열심히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절친 단짝을 3월에 사귀었는데 그 친구가 공부를 잘 하나봐요. 학교에서도 자투리 시간 이용해서 공부하구요.. 암튼 열심..성실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게 해 주시신 하나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아이 아빠는 기겁을 하지만 , 전 아이들이 원한다면 공대에 가도 되고 기사의 교수님처럼 의학과 공학 융합..

    뭐 이런 거 해도 좋아요. 맘껏 밀어주고 싶어요. 

    아버지의 대를 이어 전자공학을 한다고 할까요? 그건 아닌 것 같아요. 대인관계 지능이 너무나 높은 아이라.. 암튼 여러 길을 꿈꿀 수 있는 나이, 그리고 가능성이 열려있는 시기를 살고 있는 것 만으로 행복합니다.

     

    오늘은 둘째 바이올린 레슨이 있어서 또 바삐 움직여야 해요.

    한 달에 레슨비 5만원 , 대학생 선생님께 잘 배웠는데 이제는 좋은 선생님께 제대로 배워야 할 때인것 같아서 신경좀 써 주고 있어요. 둘째는 뭐 든 시켜만 주면 감사하게 생각하네요.

     

    "어머니, 저에게 이런 은혜를 내려 주십니까? , 감사합니다, 두 시간 연습이라도 해 내겠습니다."

     

    이런 비장한 각오를 보이네요. 넘 귀엽죠.. 관심과 사랑이 고픈 둘째 아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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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니비
    • |
    • 2013-03-30 07:51
    대학 합격 수기 감동적이었죠?ㅎㅎ
    어쩜 그런 귀절을 인용할 수 있는지..
    중학교 때는 1년 정도 신문에 연재되는 영시도 스크랩해서 많이 읽혔어요.

    제 손에서 컸다고 생각했는데,아이가 쓴 글들을 보면 그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루스님,아이들 키우는 재미나는 소리가 시끌벅적하게 들리는 것 같아요.
    옛날 생각이 막 나네요.
    저는 아무도 없는 텅빈 집에서 조용한 토요일 아침을 보내고 있어요.
    애들 떠나는 것..금방이예요.
    큰애는 장학재단 연수를 갔고 작은 애는 학교,남편은 새벽부터 운동갔어요.

    둘째 바이올린 9년을 시켰는데..하루도 빠지지 않고 연습했죠.
    지금 어깨에 약간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너무 오래 연습시키지 말고 쉬면서 하라고 하세요.
    정밀 검사해봐야겠어요.연주자의 길로 나갈 것도 아닌데..
    두아이 모두 왜? 그리 극성스럽게 악기를 시켜나? 의문이 들어요.
    아마..엄마의 로망이었겠죠.
    악기하는 남자 애들 정말 멋잇어요.
    대학 때 연주회가면 아들을 낳으면 악기를 시킬거라 다짐하곤 했죠.
    어려서 악기 할 시간에 영어를 했다면..수학을 했다면...뭐가 달라졋을 것 같기도 하고..

    루스님..
    교육관 정말 멋져요!
    뭐든 맘껏 밀어주신다니...

    행복한 부활절 맞이하시고
    늘 주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길요!!!
    힘드실텐데..그래도 행복한 모습을 뵙게되어 정말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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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스
    • |
    • 2013-03-30 06:52
    답댓글
    하니비님. 반갑습니다. 저는 지금 애들 봄방학이라, 아주 긴 여행에 왔어요, 지금은 맨하탄이에요.
    여기오니 하니비님 글이 떠올라요. 전 20대때 왔었을때는 너무나 즐거웠는대
    타임스퀘어 전광판이 모두 미래영화처럼 동영상이에요., 마치 예전 토니스콧 영화에 나왔던 그 미래도시같아서 좀 기분이 이상했어요. 물론, 현대와 삼성광고는 엄청납니다. 모든게 동영상으로 광고하는게 사방이 다 그러니, 더구나 지금 부활절과 봄방학이 겹쳐서 인파가 말도 못하게 복잡해요. 걸어다니기 힘들 정도로. 
     지금은 뉴욕의 인상이 피곤하네요. 월스트리트도 엄청 복잡하네요. 국적불명으로 여기저기서 모든 언어가 다 나오네요. 다만, 32번가 한국식당만이 저를 행복하게 해줄 따름입니다. 

    앞으로 애들교육을 진로방향에서 고민중이에요.
    빡센데로 중학교환경을 옮기느냐, 아니냐. 
    큰애는 남편과 시댁이 전부 이과라, 이과적이면서
    여기서 책을 엄청 읽어서 문과적인 면도 같이 있는 애에요. 영어는 이제 정말 잘해요. 책수준이 높아졌고, 숙제도 모두 혼자하고, 아이들과 경쟁이 붙어서 책을 엄청 읽어요. 둘째는 큰애 따라서 갈거 같구요. 여기 숙제가 프리젠테이션이 많아서 혼자서 전자사전으로 단어 음성 따라하면서 엄청 열심히 합니다. 고민입니다.
    하니비님. 나중에 사진 올려드릴게요. 맨하탄. 

    그리고, 아드님의 취재도 잘 봤어요. 이과적인 면도 있는 아이라, 더 논리적인 면이 발달돼서 글쓰기도 잘하는거 같애요. 이과와 문과의 복합적인 능력이 아이의 탁월한 글쓰기에 큰 힘을 발휘하는거 같아, 늘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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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니비
    • |
    • 2013-03-30 07:28
    수스님은 참으로 복 많이 받으셨어요.
    진정 전생에 나라를 구하신 겁니다.
    저는 전생에 공부를 않하고 펑펑 놀았는지,그때 못다한 공부를 하느라..지지리 고생입니다.ㅠㅠ
    터울 큰 두아이에 발목이 묶여..
    좋은 기회도 모두 그냥 보내드려야 했죠. 애들이 잘 커주는 것으로 그저 감사해야죠.
    이제 다 키우고 나니 늙었네요.
    셀카속의 제 모습을 보면 울고 싶어요..정말 늙지 안을거라 생각했어요.
    지금 이 순간을 맘껏 즐기세요.

    맨하튼...듣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도시죠.
    아이가 백장 넘게 찍어 보낸 맨하튼 뉴욕 보스톤 사진을 보면 여러가지 생각이 들어요.
    N드라이버에 공유하고 가끔 봐요.
    이것도 우리가 어려서 꾸었던 꿈의 실현이었죠.
    저는 이상하게 막연히 꿈꾸던 것들이 하나하나 실현되어가는 ...
    정말 모든 것이 꿈이었죠..막연하고
    그러나 아이들에게 한마디..툭 던진 것들이 이루어지더군요.
    게시판이 좋은 이유는 내가 꿈꾸던 그 시절의 이야기가 차곡차곡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죠.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어디를 가도 아이들 고민은 끝이 없군요.
    무식이 용감이라고 저는 애들 어릴 때는 정말 진로 고민은 해 본적이 없어요.
    워낙 이과 성향이 강해서 그랬을 겁니다.

    영어는 정말..
    잘하면 좋다..이정도 인 것 같아요.
    극단적으로 못해도 큰 지장은 없어요.의대 심지어 설대 로스쿨에도 영어 한마디 못하는 학생이 많아요.
    그러나 그들의 영어공인 성적은 대단해요.아직도 말 못하는 영어가 통해요.
    오히려 대학 졸업하고 바로 취직하는 학생들에게는 영어 못하면 치명적이죠.
    요즘 부모들이 선호하는 전문직의 진입에 영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요.
    그리고 일단 진입하면 영어 정도는 극복하더군요.
    아이가 다 크고 보니 영어는 정말 둘째 문제인거죠.
    그러나 영어를 잘하면 애들이 어려모로 편하고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어요.
    덤으로 얻는 기회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요.
    아이가 미국을 가게 된 것도 만약 유학을 가게 된다면 영어를 잘해서가 절대 아니고
    다른 것(정말 여러가지로 복합적인 요소라 댓글로 얘기하기는 힘들어요) 때문이죠.
    때로는 요즘 아이들이 영어 때문에..그 복합적인 요소를 얻을 기회를 잃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요.
    영어를 잘하는 아이들은 정말 많아요.
    서울대만해도 한국인 해외 교류학생,교포등...상당히 많거든요.
    그런데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한다고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예요.

    진로는 천천히 결정하시고..
    중학교는 교육트랜드를 살펴보시며 천천히 결정하세요.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말이 있죠..
    하..저는 사실 뭔가를 신중히 결정하기 보다 그때 그때 '감'에 의하여 결정하는 스탈이예요.
    그리고 순리대로 따르는 것이 인생관이고요..애들이 정말 이런 엄마의 인생관을 싫어해요.ㅎㅎ
    그래서 싸움을 많이 하죠.

    인터뷰 속의 젊은 교수님 너무 멋지죠?
    우리 애도 언젠가는 그 자리에 있을거라고 믿어요.
    이렇게 말로 해야 이루어져요.ㅎㅎㅎ
    아마 아이는 이 세상에 좋은 영향력을 끼친 동문들을 계속 만나고 인텨뷰해서 기사를 쓸 겁니다.
    이 기사 준비하기 위해 31시간 잠을 못 잤다고 양복 바지 입고 침대로 올라가 쓰러졌어요.ㅠㅠ

    불꽃님이 저 닮아 글 잘쓴다 하셨는데..
    그건 아니고요..
    아이는 어려서 부터 틈틈히 수첩에 한두줄씩 그때 그때의 생각을 일기 형식으로 메모해요.
    가끔 보면 가슴 절절한 이야기들이죠.너무 힘들게 살아 가는 것 같아요,그래도 늘 희망이 있어 다행.
    그 글을 보면 제 속에 아이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이 속에 제가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절대 엄마와 친한 사이는 아니예요.
    엄마말을 잘 듣지 않는 것 같은데..
    인텨뷰에서 제가 늘 하던 말을 해서 저도 깜짝 놀랐어요.

    네.
    맨하튼 사진 올려주시고..
    여행 즐겁게 하시고..
    저는 삶은 계란 네판에 스티커를 붙여 성당으로 달려가야 합니다.

    이제 주님수난 고난주일이 끝나가는 군요.
    우리 인생도 고난이 끝나면 영광이 돌아오듯이..
    예수님의 일생을 묵상하면 삶이 평화롭습니다.

    행복한 부활절 맞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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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꽃
    • |
    • 2013-03-29 13:35
    답댓글

    출근하면서 내내 하니비님께 답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들어와 보니,

    이런 멋진 글을 읽게 되네요.

     

    아드님의 글쓰기는 하니비님으로부터 대물림 된 것인가요?

    평소, 하니비님의 글을 읽으면서 참 정갈하고 핵심을 잘 찌르시고, 표현도 적절하게 잘 하신다고 생각해 왔는데, 아드님이 학생기자로도 활동하며 좋은 기록들을 남기고 있군요.

    역시 가장 큰 스승은 부모가 맞아요.(아, 순간 저 자신이 부끄러워집니다.ㅜㅜ)

     

    융합 학문의 시대이니, 전자공학과 의학이 적절히 결합될 수도 있겠고,

    수학과 경영학, 그리고 여러 진보적 학문의 영역들을 두루 섭렵할 수도 있겠네요.

    아드님이 참 큰 나무로 성장하고 있어 보여요.

     

    문과 이과 진로 선택 문제로 고민 중인 저희로서는 어느 분야에서든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는

    분들의 기록들을 보면서 그저 감탄스럽기만 합니다. 이 두 영역에 대한 저의 고민은 사실,

    몇 프로 부족한 능력 탓에 터 큰지도 모르겠어요. 영어를 오래 해 왔지만, 영어는 진정한 학문이라

    하기엔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어서, 이과 쪽을 공부해 나가게 하고는 있는데, 정말 전국권의 수학

    능력자들을 어떻게 상대해서 경쟁력을 갖출 것인가, 너무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아이가 어리지만,

    의학 쪽에 관심을 보이는 걸, 수학 최최상위가 아니니 꿈을 접어라....하기엔 옳은 방법이 아닌 듯 하여,

    조금은 지켜 보고 있는 거죠. 이과 최상위가 되기 위한 재능이 되어야 의대진학의 꿈을 실현할 텐데

    지금은 턱 없이 부족하기만 해요.

     

    그래도, 중학생이 된 저희 아이들에게도 수학, 과학은 정말 공부다운 공부 경험을 해 주는 것 같아서,

    부족하지만, 당분간은 이쪽으로 밀어보려 합니다.

    제가 문학 공부하면서, 그 막연하고 공상 같기만 한 영역에 대한 답답함이 있었어요.

    뭔가, 사실에 입각한, 진보적인 학문의 경험이 더 값지지 않는가......일단은 이과쪽으로

    밀고 있는 이유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기반에 이공계가 끼친 영향이 참 큰데, 이쪽은 진정 매니아다운 경험을

    가진 이들이 묵묵히 가야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어린 시절 컴퓨터 중독 경험에 빠졌던 저희 조카는 컴퓨터 공학만이 유일한 꿈이지요.

     

    부모의 전공이나 직업이 대물림되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 또 아니기도 한 듯 해요.

    언론에서 보면, 의사 자손이 의사가 많고, 법조인 자손에 법조인이 많기도 하지만,

    주변을 살펴 보면, 자손들은 패션 마케팅, 조소, 컴퓨터 공학 등등 다양하기도 하구요.

    법조인들 중에서도 자손들 의외로 이공계 전공으로 빠지기도 하구요. (로스쿨이 있어서,

    학부 전공은 사실 제한이 없어서 좋긴 하지만요)

    자식들의 꿈과 욕망은 부모대에서 자유롭게 인정 지지 해 주는 시대가 되기도 한 듯 하구요.

    알고 보면, 의료인 법조인 안정성과 달리 삶의 만족도가 높은가....저는 의문이 들기도 하구요.

     

    아무튼, 아이들 커 가는 과정에서 엄마인 저도 함께 성장해 가는 것 같아요.

    아이와 함께 꿈과 진로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저도 세상에 끊임 없이 관심을 갖게 되고,

    미래를 읽어야 하니까요.

     

    이렇게 항상 좋은 글들,

    삶의 지표, 세상의 트렌드 등을 기록으로 남겨주셔서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에게 살아가는 공부가 되게 해 주시는 점 고맙습니다.

    아이들이 커 가면서 엄마가 남기는 기록들이 참 소중한 자산이 될 듯 싶어요.

    하니비님의 기록들 앞으로도 계속 읽어볼 수 있었으면 해요.

    대입이 끝나고도 성인으로 살아가는 모습도,

    이 세상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가는 청년의 모습들,

    또, 함께 성장해 가는 기성세대의 생각들...

    기대가 많이 됩니다.

     

    아래 써 주신 글에 감사의 인사 남기려 들어 왔다가

    이렇게 살짝 인사 남겨요.

    이제 봄꽃이 피기 시작했네요.

    기온차가 심한데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봄날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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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니비
    • |
    • 2013-03-29 15:12
    고민할 수 있고 선택의 가능성이 있어 행복하신 겁니다.

    사실 의학분야에 수학이 별 필요없는데
    수학을 잘해야 의학공부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죠.

    전공이 아닌 경우 이과 수학 최상위도 노력으로 가능해요.
    수능 내신이니까요.
    중학생이고 영어로 시간을 벌어 놓으셨으니
    이제부터 수학 과학에 전념하면요.

    그러나 이과 분야로 전공을 할거라면 이야기는 달라지죠.
    일단 좋아하고 빠질수 있어야죠.
    수학도 타고나는 애들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 애들처럼 노력으로 겨우 따라가는 애들이 대부분이죠.

    노력으로 불가능한 것은 없다는 진리를 많은 아아들을
    통해 깨달아 가고 있어요.
    늦게 트이는 애들도 많구요.

    우리집도 늦게 트인 편이죠.
    초 중 고..갈수록 향상되었고
    대학가서 조금씩 꽃을 피우기 시작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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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니비
    • |
    • 2013-03-29 12:32
    답댓글

    서울대뉴스

     

    2010년 수석 졸업생 윤호상 (전기공학부 06)군, 대학원 2년만에 Nature에 제1저자로 논문 게재,

     “하버드에서도 1%안에 드는 인재”로 평가

     

    2010년 수석 졸업생 윤호상

     

    하버드 공대에 재학중인 윤호상(25)군이 지난 8월 2일 네이처에 제1저자로 논문을 게재했다. 3개월간 진행했던 저차원플라즈몬 실험을 논문화한 것인데, 처음으로 주저자로 쓴 논문이 세계 최고 과학 저널에 게재된 것이다. 서울대 졸업 후 석사 과정 없이 바로 하버드 박사과정에 진학한 지 2년이기 때문에 사실상 학사 신분으로 쓴 논문이었다.

    해외 언론에서 뉴스가 쏟아졌다. Fox News, IEEE, LaserFocuseWorld 등은 음의 굴절을 마이너스700까지 끌어낸 아이디어가 획기적이며 이 연구로 상상 속의 투명 망토를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논문의 교신 저자이며 지도교수인 함돈희 교수는 “윤호상군은 하버드에서도 최고의 역량을 가진 그룹에 속한다”고 말했다.

    함돈희 교수는 1996년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2002년 칼텍 전자과에서 윌츠 최우수 박사 논문상을 수상했다. 졸업과 동시에 28세에 하버드 교수로 임용되었고, 2009년에는 한국인 최연소로 하버드 종신 교수로 승진하였으며, 현재는 석좌 교수이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젊은 혁신가 35인 (TR35)”에 한국인 최초로 선정되었으며 (2008년), 2012년에는 Harvard All-Star 교수 8인으로 선정되었다.

    함교수가 1996년 자연과학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했고 (4.22), 윤호상군은 2010년 전체 수석으로 졸업해 (4.28) “서울대 수석 졸업 사제”의 인연을 맺었다.

    물리학, 전자공학, 생물학을 넘나드는 과감한 학제간 연구가 이루어지는 함돈희 교수 연구실에는 유달리 ‘천재급’ 대학원생들이 많다.

    고교때국제 물리 올림피아드 금메달을 따고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Caltech) 재학시절 전미 대학생 물리 경시대회에서 2연패를 했던 중국인 지아오팽 리 (Xiaofeng Li)가 함교수 연구실을 선택한 것은 그 자체가 뉴스거리였다. 미국인인 윌리엄 안드레스는 학부 때 이미 미국 특허 3개를 냈고, IEEE에서 다섯 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후프스 최우수 논문상을 받으면서 하버드 학부를 3년만에 조기졸업했다. 함교수와 함께 세계 최소형 핵자기공명 시스템을 개발했던 중국인 난썬 (Nan Sun)은 칭화대 전기공학부 수석 졸업생이었다.

    “제가 윤군에게 많이 배우지요. 인재 중의 인재입니다”라는 함교수의 말대로, 윤호상군은 이런 세계의 인재들과 나란히 어깨를 맞대며 탁월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대학원 첫 학기에 어렵다는 양자역학 수업을 받던 때였다. 교수가 내어 준 한 장 짜리 숙제를 스무시간에 걸쳐 풀어 갔을 때 다른 하버디안들을 그렇게 놀라게 할 줄은 윤군도 몰랐다고 한다. 숙제를 혼자서 풀어온 사람은 본인뿐이었기 때문이다.

    서울대에서 이병호 교수의 ‘양자역학의 기초’ 과목을 수강할 때에는 교수가 성적 비고란에 “A++에 해당하나 A++가 없음으로 A+을 줌”이라는 메모를 남겼었다.

    "머리가 좋아서 단번에 해결을 보는 사람이 있고, 생각을 많이 해서 푸는 사람이 있는 거 같아요. 저는 후자에요."

    윤호상 군은 조용한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고등학교 3학년, 어느 대학 어느 학과든 골라 갈 수 있는 수능 성적표를 들고 남들처럼 의과대학에 진학해야 하는지를 잠시 고민했다. 어려서부터 물리학을 좋아하고 혼자서 앰프를 만드는 게 취미인 고등학생 아들에게 “깊은 연구를 하는 과학자가 되어라”고 말해주는 물리학자 아버지가 없었다면 우리는 또 한명의 과학인재를 병동으로 보냈을지도 모른다.

    적성에 딱 맞는 전공을 선택하는 행운을 잡았기에 대학 공부는 재미 있었다. 수업 시작에 맞춰 학교에 가고 저녁은 집에 와서 먹는 정도의 널널한 생활을 유지했지만 그의 성적표에는 A0 두개를 제외하고 모두 A+가 찍혔다. 한 눈 팔지 않는 청춘에게는 꿈을 이루기에 충분한 스케줄이었던 것이다.

    "서울 공대 학부 커리큘럼이 하버드 학부보다 더 빡빡해요. 미국 와서 알았어요. 내가 꽤 괜찮은 커리큘럼을 배웠구나." 서울대 학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면 세계 어느 대학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거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하지만, 시험을 잘 보기 위한 반복을 좀 덜하면 좋겠어요. 한 번 공부한 것을 덜 틀리기 위해서 반복해서 하니까 공부가 지루할 수 밖에 없어요. 하나를 배우면 또 새로운 걸 배워야 재밌는데.." 윤군이 조심스럽게 내어 놓은 과학 인재 양성 방안이다. 하나를 추가한다면 영어로 소통이 자유로울수록 자신감이 붙어서 좋은 연구성과로 까지 연결된다는 점.

    2010년에 함교수 연구실에서 유사한 수준의 '히트작'을 내었던 난썬 학생은 박사학위를 받던 26세에 텍사스 오스틴 대학 교수로 임용되었다. 윤군의 장래 계획은 무엇일지 물었다.

    “군대부터 다녀오구요.”


    서울대 청년의 하버드 정복기는 짧지 않은 군생활이 끝난 이후에야 계속될 것 같다.

    • 함돈희 교수 연구실: http://people.seas.harvard.edu/~donhee/donheeham.htm
    • 윤호상, 함돈희 네이처 페이퍼 : http://www.nature.com/nature/journal/v488/n7409/full/nature1129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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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니비
    • |
    • 2013-03-29 12:39
    지난번 글에서 이공계에 관한 비관적인 글을 써서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아이가 긍정적인 면을 일깨워 주는군요.
    가시밭길을 걷는 분들이 계시기에 우리가 이런 편리한 세상에서 살 수 있는 것이죠.
    지금도 아이는 엄마가 이공계 보내지 못한 미련을 알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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