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두 6학년 3학년 딸과 이제 두살인 늦둥이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남편이 안식년이라 미국에 나와 있고 두달 반 후에 돌아갑니다.
제가 극성도 부리고 아이들이 잘 따라주어 영어는 한국에서도 잘한다 소리를 들었고 미국 도착하자 마자 너무 잘 적응하며 학교 다닙니다. 그런데 저도 두달 반후 한국 돌아가서가 걱정입니다. 남들은 비자 연장해가면서 아이들 미국 생활을 좀더 시키려고 하는데 저는 하루빨리 돌아가려고 짐 쌉니다. 더 있다가는 돌아가서 중1 초등 4학년 되는 아이들이 한국서도 적응 못하고 한국 가기 싫다고 할까봐요
미국에 있는 동안 저도 아이들 미국에서 공부시켜 볼까하는 갈등 수없이 했습니다. 여기도 아이들만 홈 스테이 하며 공부하는집 아빠와 기러기 생활하면서 엄마와 나와있는 아이들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 보며 기러기 가족에 대한 유혹 없었던거 아닙니다. 아이들이 너무 편안해 보이고 한국 공부만 안시키면 아이들과 싸울 일이 없어요. 한국 수학는 왤케 어려운거고 해야될 공부는 왜 이리 많을까요
그래도 내린 결론은 잘하든 못하든 우리나라에서 하자 입니다. 여기서는 미국아이도 아니고 한국 아이도 아닌 아이들로 키울 수박에 없는 것 같아서요
몇년 후에 제가 겪을 문제일지도 몰라 그리고 저와 상황도 비슷하시기도 해서 도움도 별로 안될 몇 줄을 남깁니다.
당장 현실 도피가 아닌 아이 인생에 대해 긴 안목을 가지고 결정해야 한다는 것과 아이가 스스로 자괴감을 극복하고 자기인생에 대한 계획을 가질 수 있게 도와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집의 상황도 고려해야 겠지요
미국 교육은 당장은 편하나 대학 진학 후가 더 문제인거 같구요 한국은 대학 진학도 그 후도 다 문제인거 같군요
부모로서 아이들 키우기 힘든 요즘입니다
쓰신 글의 내용이 절절하여 차마 외면을 못하고 덧글을 달아봅니다.
저는 아빠표로 아이들과 함께 공부를 하는 사람입니다. 제 경험상 아이들과 함께 공부를 하다가 늘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요즘 공부 정말 힘들구나~"하는 점입니다.
제 아이들도 IBT 100점은 넘는 실력입니다만, 아이들과 영어 공부할때에도 힘들긴 했습니다. 그렇지만 수학만큼 힘들지는 않더군요. 우리때 공부하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아이들 공부를 직접 경험하면서 제가 느꼈던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시련을 극복해내는 경험이 아이를 성숙하게 하고, 이것이 아이를 공부나 인성적으로 더 크게 만든다"라는 점이었습니다.
영어에서의 성장도 일정수준 이상에 오르면 정말 1점 올리기가 피가 마릅니다. 점수가 모든 것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겠으나, IBT 110점과 100점은 단순한 10점이 아니더군요. 50점에서 80점 갈때보다 훨씬 더 힘든 시점이었습니다. 아이의 실력도 100점을 넘는다고 하니 이미 경험하고 계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110점을 받기 위해서 100점을 넘은 후부터 아주 긴 시간과 과거 그 어느때보다도 피나는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초등때 쉽게 쉽게 영어책 읽어가면서 늘 수 있었던 그런 영역이 아니었던 것이죠. 긴 정체기를 넘기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단어를 외운다거나 문법을 공부하거나 하는 그런 방법적인 부분이 아니었습니다. 영어 왠만큼 하는 부모라면 단어나 문법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도는 금방 알 수 있고, 교재 선택도 스스로 할 수 있습니다. 영어를 잘 모르는 부모라면 이런 내용의 영어 조언은 시중의 영어 공부법 책 몇권만 읽으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그럼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이었을가요?
그것은 다음과 같은 아이 스스로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내가 지금 늘고 있는 것일가~?"
이 질문에 대해서 누가 답할 수 있을가요?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부모조차도 정말 늘고 있는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힘듭니다. 언어의 특성상 많은 시간이 걸려야 비로소 알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과거 아이의 영어가 늘어가던 그 속도와 시간에 익숙해져 있다면 부모가 먼저 조급하여 아이를 닥달하거나 결과로만 평가하려고 하는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이 아닐가 싶습니다.
가장 힘든 시련을 이겨내도록 하는 부모의 가장 현명한 대답은 다음과 같은 것이 아닐가 싶습니다.
" 느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세상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되지 않는 것이 많다. 많은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늘지 않는다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최선을 다했음에도 내가 원하는 만큼 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고통을 이겨내는 과정은 자라나고 있는 아이에게는 힘든 과정입니다. 또, 공부적인 능력이나 특목고를 다니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인성적 측면에서의 성장이 아닐가 싶습니다.
그래도 공부적 성장을 무시할 수 없기에 이 측면에서 제 생각을 말씀드려보자면 부모가 올바른 방향을 잡기 위해서 많은 공부를 하고 아이가 스스로 이겨내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고통을 이겨내도록 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 선택하는 것이 방법적인 것을 찾는 것입니다. 좋은 과외 선생님을 찾는다거나, 어디 학원이 좋더라~ 같은 성인에게는 비교적 쉬운 방법을 찾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이런 방법을 찾아주는 것만으로는 아이가 시련을 이겨내고 무엇인가 느껴서 자신의 인성에 긍정적인 실패 경험이 되도록 유도하기는 정말 힘들지 않을가 합니다. 말씀하신 미국으로 보내는 것도 결국은 방법적인 것이 아닐가 합니다. 환경 변화라는 방법을 찾는 것이지요. 미국이라고 most competitive를 들어가는 것이 절대 쉽지 않음을 잘 알고 계실겁니다. 어떤 면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더 까다롭고 어렵다고 전 생각합니다.
아이가 시련을 이겨내고 긍정적인 순환 사이클로 돌아오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의 고통을 함께 느끼는 것입니다. 아이가 하는 공부의 내용을 경험해보시는 것은 어떨가 싶습니다. 영어, 수학중에 한과목만이라도 경험을 직접 해보십시요. 그렇다면 아이가 얼마나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지를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12시 넘어까지 잠못자고 공부하는 시험기간만이라도 아이 옆에서 함께 책이라도 읽어보십시요. 그렇다면 잠의 유혹을 이겨내고 공부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느낄 수 있다면 아이와 공감할 수 있고, 새로운 길을 찾으실 수 있지 않을가 싶습니다. 단순한 방법적 길찾기가 아닌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공감대 형성을 통해서 인생의 길을 스스로 찾도록 도와줄 수 있지 않을가 합니다.
늦은 밤에 잠시 들렀다가 현재 느끼고 계실 심정이 이해가 되기에, 그저 덧붙여 보았습니다.
아이의 능력이 훌륭하니 외고 못간다고 무슨 대수겠습니까? 더 중요한 것은 시련을 피하지 말고 맞서 싸울 수 있는 용기가 아닐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