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4
올해부터 저는 아이에게 넘겼습니다.
이왕하는 시행착오라면 초등때가 나을거 같았기 때문입니다.
또 제가 직장맘이라 바쁜 탓도 있구요.
아이는 스스로 계획을 짜고 잘 실천하는 편이지만
계획 자체가 엄마의 눈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허술하고 순전히 놀기/자유시간 뿐이라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번 여름방학계획표도
--- 오전 자유시간 공부 30분 오후 놀기
뭐 이런식입니다.
엄마 : 그러니깐 하루죙일 놀고 30분 공부한다는 뜻이야? (도끼눈으로 쳐다볼라치면)
딸 : 그럼 다음부터는 생활계획표 안짜야겠다. 지키지도 못할거를 왜 맨날짜야해?(이미 엄마의 마음을 파악한듯)
그래서 무조건 니가한거는 OK 대신 계획한거는 꼭지켜라로 바꾸었습니다.
물론 큰 틀은 잡아줍니다.
중간중간에 체크도 하구요.
계속 봐주지 못할거면 조금씩 열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일거 같습니다.
물론 학교수업을 따라가거나 학교시험은 잘보지만
다만걱정은 나중에라도 혹시 그때 좀더 끌어줄걸 하는 후회를 하지 않을까 하는거지요.
...
엄마의 자리는 답이 없습니다. 어려워요.
오늘 아침까지도 혼자서 끙끙 앓던 문제에 대해
하니비님이 쓰신 글을
오랫만에 들어온 쑥쑥에서 발견하고 무척 놀랐답니다!
저희 아들은 초등학교 3학년, 운동과 놀기만 좋아하는 전형적인 남자아이랍니다.
사교육이라고는 예체능 외에는 절대 시키지 않겠다는 저희 부부의 신념에 따라
쑥쑥과 잠수네만 오가며 엄마표를 표방하고 초1부터 지금까지 영어와 수학을 봐주어 왔어요.
그런데 이런 엄마표 진행 중에 제가 늘 회의가 드는 점은
"왜 아들의 공부계획을 내가 짜야하고 아들의 문제집과 책을 손수 선정해야 하지?"하는 것이었어요.
서로 의논하며 스케줄을 작성한다면서 사실은 내 생각대로 ‘교묘하게(?)’ 유도하고
나의 바램과 계획대로 따라오지 못할 경우 아들에 대한 실망과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는
제 자신을 보며 “으악! 이게 뭐야!”하는 비명을 질러왔답니다.
나는 아들의 사랑하는 엄마이고 싶은데 왜 “관리자”가 되어야 하고 “선생님”이 되어야 하는
지 정말 답답해진답니다.
정말 제가 자라온 시대와는 정말 다르기 때문에 엄마의 개입이 어쩔 수 없는 것일 까요?
잠시 저에 대한 말씀을 드리면, 저는 어렸을 때부터 모든 학습을 혼자의 힘으로만 해 왔답니다. 1980년대 이미 사교육 광풍이 불던 A동(그 시대에 미국인 튜터를 두고 영어과외를 시키던...)에 살면서도 제 부모님은 제가 원하지 않는 한 어떤 사교육도 시키지 않으셨어요. 당연히 초등학교 때엔 중간 성적, 중학교 때엔 반에서 10등 안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 (결국 못 들어갔지만...^^)였던 보통 아이였죠. 지금 엄마들처럼 부모님이 좋은 책들을 골라서 대주지도 않으셨고, 어느 학원이 좋고 무슨 문제집을 풀어야 한다는 정보도 없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 즈음부터 공부를 잘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시행착오와 연습을 거쳐 나름대로의 공부 방법을 터득하여 결국 최상위 대학에 합격하여 지금은 교수직에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시간관리 요령, 목표를 달성하는 나만의 방법,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들을 배워나갔고 덤으로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부심도 얻었지요.
그런데!
그런데!
저는 제 아들에게 문제집을 골라주고 생활계획표를 짜주고 계획을 지켰는지 체크하고 있답니다! 물론 많이 시키지도 않습니다. ‘엄마표’가 강조하는 ‘아이와의 좋은 관계’와 ‘재미 및 흥미 위주의 영어 학습’은 기본이고요! 그런데도 저는 괴롭습니다. 축구와 야구 생각만 머리에 가득한 아들에게 ‘영어책 읽자~’라고 말하는 것도 씁쓸한 기분입니다.
왜 나는 불안해하며 아들의 학습을 관리하려 하는가?
스스로 답도 내려봅니다.
“우리 아들은 나와는 다르다. 나는 어려서부터 책읽기를 좋아하고 엉덩이 힘이 있었지만 우리 아들은 엄마가 읽어주는 장편동화는 잘 들어도 스스로는 단편도 거의 안 읽지 않은가. 남자 아이들은 엄마의 적당한 관리가 있어야지! 내버려 두면 나중에 걷잡을 수 없이 될텐데... ” 등등... 그렇지만 이런 답들이 저를 편안하게 해주지는 않네요...
남자아이들, 그냥 내버려두면 정말 안 될까요?
나중에 공부할 마음이 생기면 알아서 잘 하지 않을까요?
그 때가서 하면 (특히 영어는) 늦는 것일 까요?
커서도 공부할 마음이 전혀 안 생기는 아이들도 있을까요?
누군가의 조언이 정말 절실하게 필요하답니다...
안녕하세요~ 하니비님..
오랜만에 컴에 앉아 수행하듯 하니비님의 글을 읽습니다.
구구절절 맞는 말씀에 고개가 끄덕끄덕...
열.정... 정말 목마른 단어입니다.
성실만으로는 부족하다... 고등학생의 엄마로 가슴이 답답해지는 부분이기도 하네요.
언제까지 엄마가 대신 다해줄 수 없는 이상 엄마의 역할을 어떻게 맺고 끊어야 할 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요즘 제 고민입니다.
중3은 그럭저럭 제 스케쥴대로 하는데 초6짜리는 계획을 세워주고 이거 했니, 저거했니,이거하지 왜 그거했니 제가 넘 깊숙히 들어가 있죠.
이짓을 언제까지...
그렇지 않아도 저도 스스로 니가 할일을 계획해 바라, 하거든요.
제가 말하지 않음 그냥 있거나 책만 읽어요. 밥먹거나 간식먹거나 이책 저책말이죠.
뭐라 할까 하다 그래도 책보는데 하면서 위안을 얻죠.
학원은 수학만 가니 이동네에서 젤 한가한 초6이죠.
영어는 책읽고 집듣, 흘려듣기 이거 아주 좋아해요. 그래서 학원도 안간다는 거~
ebs로 문법듣기 시작했구요. 그러더니 이제 영어를 알겠다나요? 믿거나 말거나.
스스로 알아서 하기전에 제가 독촉하는 걸까요? 기다리지 못하고? 생각 좀 해야겠어요.
구절마다 무릎을 치며 읽습니다.
저희 딸(초6)은 정말 성실한데도 스스로라는 산의 정상에는 오르질 못하거든요.
진도든 교재든 엄마가 정해주었으면 좋겠답니다.
저는 컬링경기에서 빗자루질(이런 표현 부적절하지요?) 하는 사람 같아요.
열정. 본인이 절실해야 하는게지요.
인강을 30% 학생만 완강하는군요. 역시 궁금했던 부분^^
하니비님! 더운 여름 건강히 나시고 오늘도 좋은 글 고맙습니다.